비와 여름 사이, 나의 작은 설렘
오늘은 아침부터 공기가 꽤 무거웠어요.
햇살은 흐릿하게 비추고, 바람도 눅눅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—이제 정말 장마가 오려나 봐요.
괜히 머리도 축 처지고, 기분도 조금은 눅눅해진 하루였어요.
장마가 싫은 건 아닌데, 매번 시작될 즈음엔 이렇게 마음도 살짝 젖는 것 같아요.
비 오는 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는 좋지만, 옷이 젖거나 우산 챙기는 게 은근히 귀찮게 느껴지잖아요.
그래서 오늘은 기분 전환 겸, 방 안 정리를 하면서 머릿속으로 여름 휴가 계획을 그려봤어요.
올해는 어디로 가면 좋을까—
작년엔 친구랑 급으로 강릉 다녀왔었는데, 그때 그 무계획이 주는 자유로움이 꽤 좋았거든요.
이번엔 바다보다 산 쪽으로 가볼까 싶기도 하고, 그냥 조용한 숙소에 콕 박혀서 푹 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.
요즘은 정말 ‘쉼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더라구요.
그러다 갑자기, 몇 년 전 여름이 떠올랐어요.
비 오는 날, 비 맞으면서 뛰어다니던 학창 시절.
그때는 젖는 것도, 옷이 구겨지는 것도 그냥 다 웃음이었는데—이젠 작은 불편에도 민감해지는 걸 보면
어쩌면 그때보다 내가 조금은 어른이 된 걸지도 모르겠네요.
오늘 하루는, 커피 대신 레몬워터를 꺼내 마셨어요.
상큼한 향이 코끝을 톡 쏘면서 기분이 살짝 리프레시 되는 느낌.
요즘처럼 눅눅한 날씨엔 시원한 물 한 잔이 가장 큰 힐링인 것 같아요.
장마도 오고, 여름도 다가오고 있어요.
그 속에서 나는 어떤 순간을 남기고 싶을까— 그런 생각을 해본 하루였어요.
여러분은 어떤 여름을 계획하고 있나요?
오늘의 나는…
살짝 젖은 마음 위에, 작은 설렘 하나 얹어본 날. 🌧️🌴
